장애는 개인만이 아닌 사회와 그 밖의 다양한 요인과 관련된 만큼, 장애인 복지에서 ‘함께’라는 단어는 숙명과도 같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장애의 개념과 이해에 관한 국제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1980년 처음으로 국제장애분류체계를 마련하고, 몇 차례 보완을 거쳐 지금의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CF,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ICF는 특히, 개인의 장애와 배경 요인(환경, 개인)과의 상호작용을 구조화하여 한 개인의 장애가 일상생활과 사회생활 참여에 미치는 영향까지 관심을 두었죠. 같은 맥락으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서 말하는 지역사회중심재활(CBR)이나 포용과 연대를 강조한 지역사회포괄개발(CBID)과 같은 장애인 복지 실천에서는 이용자, 지역주민, 직원이 그 어느 때보다 능동적인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알려줍니다.
복지관은 그 모든 주제와 함께하며 장애가 있어도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이웃과 지역의 일에 관심 갖는 주민들로부터 공동체성이 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이죠.
지금까지 해 온 성과에 근거해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넓게’ 펼쳐가는 것이고, 변화의 핵심은 다 영역 간 ‘협업’입니다. 장애인종합복지관만의 강점인 ‘다 영역 협업’으로 기존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획일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변화와 다양성에 주도력을 갖고 더 나은 지원을 이루어 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영역이 가진 전문성이나 창의성만으로는 부족하죠. 그래서 올해 더 힘을 싣고자 하는 게 복지관 안에서의 다 영역 협업과, 밖으로의 지역사회 협력입니다. 복지관 사업을 구성하는 전 영역이 안팎으로 협력의 주체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행복은 너무 크거나 원대할 필요가 없습니다. 복지관에 오는 것이 즐겁고 이용자를 만나는 게 반가운 것, 우리는 그런 행복을 생각합니다.
올해는 특별히, ‘2023년 서울시 장애인복지관 평가’에서 이용자 만족도 지수 99.9점을 받아 감사와 기쁨을 나눴습니다. 복지관의 노력을 이용자가 알아주고 표현해 준 것에 대해 한 분 한 분 손잡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용자 만족을 이루는 순간이 우리의 행복이라고.
앞으로도 장애를 열린 마음으로 볼 수 있고, 건강한 관계가 살아나고, 모두가 동등하고 보통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꿈꾸며 우리가 함께하고 성장하는 것에서 행복을 찾고자 합니다.
그런 점에서 ‘버드나무’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버드나무는 어느 정도 성장하면 바람이 불어도 줄기는 흔들림 없이, 가지만 바람 따라 물결칩니다. 버드나무처럼 장애인 복지의 본질은 변함없이, 세상 흐름에 맞춰 가지를 흔들 수 있는 유연함을 갖는 게 우리의 성장이자 변화의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