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장애가 있어도 살 만한 지역사회’. 그 속에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아닌 지역주민이 살고 있다. 그래서 지역옹호협력팀이 진행하는 지역사회 통합환경 조성 사업의 중심에는 ‘주민기획단’이 있다. 장애와 상관없이 지역주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만나 장애가 있어도 살 만한 지역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장애가 있어도 살 만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지역사회.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어도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서 정붙이고 살 만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주민이 지역 변화의 주체가 되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복지관과 함께 걷는 ‘주민기획단’의 이야기다.
초등학생들의 올바른 장애 이해를 돕기 위해 개최해 온 장애이해퀴즈쇼 ‘골든벨을 울려라’ 행사에서 장애 감수성에 기반한 문제 출제를 위해 주민기획단을 꾸린 것이 시작이었다.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은 물론 지역의 특수교사, 장애는 없지만 마을 일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주민 등이 지역 어린이들의 올바른 장애 이해와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일에 함께하며 장애이해퀴즈쇼 개최 의미를 한층 높였다.
매년 주민기획단에 지역의 여러 구성원이 참여하면서 그 역할 또한 문제 출제를 넘어 행사 진행을 돕는 자원봉사자 등으로 확장되기도 했다.
이런 작은 성공을 발판 삼아 지난해부터는 ‘생활복지운동’ 사업에도 주민기획단을 새롭게 꾸렸다.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활동’에 관심 있는 지역주민이 참여하여 정기적인 회의와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아파트 단지 내 인사캠페인이 탄생했다.
엘리베이터 게시판을 활용하여 이웃 간 인사와 안부를 나누는 내용으로 주민기획단이 직접 각 동을 돌며 설치와 수거를 맡아 인사캠페인을 활성화하는 데 힘을 보탰다. 또한, 지역의 도서관 세 곳에도 주민기획단이 직접 제작한 엽서를 비치해 인정과 마음을 나눌 수 있게 했다. 장애가 있어도 살 만한 지역을 만들어 가는 일에 주민의 아이디어와 주민의 역할로.
지역사회 통합환경 조성 사업은 복지관의 사명과 같이 장애인의 ‘보통의 삶’을 향한다. 이처럼 지역의 변화를 도모하고자 할 때 주민이 주체가 되어 주민의 강점과 관계를 살리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게 주민기획단의 탄생 배경이다.
장애이해퀴즈쇼와 생활복지운동에 함께 한 주민기획단이 그랬듯, 참여함으로써 주민들의 잠재된 주도성이 발휘되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내재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주민들이 많아진다면 한 번의 의미 있는 활동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날갯짓이 되어 지역의 변화로 이어질 거라는 확신까지도.
그런 의미에서 주민기획단은 복지관의 사업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사업을 이루어 가는 또 다른 주체로 통한다.
함께 이루어 간 일들을 통해 아주 작게나마 지역이 생동하는 것을 볼 때 주민기획단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주민의 변화이자 지역의 변화로 이어지게 될 바로 그 시작점.
그렇기에 우리의 바람은 앞으로도 주민기획단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장애가 있어도 살 만한 환경에 관심 갖는 한 사람, 그 환경이 되어줄 주민을 세워가는 것이다.
시작 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만난 사람들이 변하고 내가 변했어요. 여전히 사회는 각박하지만, 생활복지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삶만큼은 조금이나마 따뜻해졌을 것 같아요. 이렇게 공동체를 생각하게 하고, 서로 더불어 살아가자고 메시지를 주는 게 참 와닿아요. 복지관 안에 머물지 않고, 내가 사는 지역에서 이루어 가는 일이라 더 의미 있고요. 더 많은 주민이 참여로 지역을 넓혀가면 좋겠어요.배정아 씨(생활복지운동 주민기획단)